IBM에서 화웨이까지, 스마트폰을 바꾼 브랜드들

1994–현재 | 터치스크린, 앱 생태계, 폴더블이 경쟁하며 만든 스마트폰 산업사

IBM은 1994년 전화와 개인용 정보관리기를 한 화면에 묶었고, 애플은 2007년 멀티터치와 앱 유통을 스마트폰의 기본 문법으로 바꾸었습니다. 노키아, NTT 도코모, 블랙베리, 삼성전자, 샤오미, 화웨이는 키보드·통신망·카메라·가격·힌지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재설계하며 손안의 컴퓨터가 누구의 플랫폼이 될지를 경쟁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16개의 이야기

IBM은 전화·팩스·일정표를 터치스크린에 모았고, 노키아는 같은 기기를 펼쳐 키보드와 웹 브라우저를 꺼냈습니다. 애플과 구글이 이후 멀티터치와 앱 장터를 산업의 중심으로 옮기자,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화웨이는 카메라와 힌지로 경쟁의 축을 다시 바꾸었습니다.[001, 004, 013, 016, 018, 029, 044]

스마트폰은 한 번의 발명으로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통신사가 서비스의 문을 지키던 시기, 기업 이메일이 사람을 사무실 밖까지 따라오던 시기, 온라인 직판이 가격을 무너뜨린 시기와 수리·규제가 설계를 되돌리는 시기가 겹치며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007, 011, 021, 026, 043, 046]

1994 — IBM, 전화와 개인용 정보관리기를 한 화면에 묶다

터치스크린에 전화·팩스·일정·메일을 결합한 시도는 상업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가능한 휴대전화의 설계 범위를 넓혔습니다.

IBMBellSouth CellularMitsubishi Electric

1994년 8월 16일, 벨사우스 셀룰러는 미국 15개 주에서 IBM 사이먼 퍼스널 커뮤니케이터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닫힌 키패드 대신 스타일러스로 조작하는 흑백 터치스크린에 전화, 주소록, 일정표, 메모, 전자우편과 팩스 기능을 한 기기 안에 배치했습니다. 제조는 미쓰비시전기가 맡았습니다.[001, 002]

사이먼은 약 510그램이었고 계약 가격도 895달러 안팎이어서 일반 휴대전화처럼 가볍거나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아날로그 통신망에서는 데이터 전송이 느렸고 통화 배터리는 약 한 시간에 그쳤으며, 웹과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도 제품을 지탱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습니다. 판매량은 약 5만 대에 머물렀고 반년가량 뒤 시장에서 물러났습니다.[001, 002]

실패의 원인은 기능을 한데 모은 발상보다 무게, 전력, 통신망과 가격이 아직 그 발상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러나 화면 위 아이콘으로 기능을 고르고 프로그램으로 기능을 구성하는 구조는 전화기를 고정된 음성 단말이 아니라 작은 범용 컴퓨터로 다루게 했고, 다음 제조사들은 입력 방식과 휴대성을 다시 설계해야 했습니다.[001, 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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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Before iPhone - First there was Simon WhitleyVideos

개발 참여자 웨인 휘틀리가 사이먼의 기획과 시제품, 상용화 과정을 설명합니다. 제품이 오늘날의 스마트폰과 닮았지만 당시 부품과 통신 환경에 묶여 있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003]

그때의 광고

당시 광고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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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 Says “Hello” IBM / BellSouth Cellular

인쇄 광고는 사이먼을 여러 통신 기능을 간단히 묶은 개인용 기기로 제시했습니다. 낯선 터치스크린 제품을 기술 사양보다 친근한 이름과 통합 편의성으로 설명하려 한 전략이 드러납니다.[002]

1996 — 노키아, 스마트폰을 펼치는 사무실로 만들다

휴대전화를 펼쳐 키보드와 웹 브라우저를 꺼내는 구조는 이동 중 사무업무를 독립적인 제품 범주로 만들었습니다.

노키아IBM

1996년 하노버 세빗에서 공개된 노키아 9000 커뮤니케이터는 닫았을 때 평범한 휴대전화처럼 보였지만, 옆으로 펼치면 긴 화면과 완전한 쿼티 키보드가 나타났습니다. 사용자는 전화 외에도 팩스, 전자우편, 일정 관리와 웹 접속을 별도의 휴대용 컴퓨터 없이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004, 005]

사이먼이 하나의 터치 화면에 모든 입력을 맡겼다면 노키아는 두 개의 사용 방식을 한 경첩 안에 병치했습니다. 통화는 바깥 숫자 키패드로, 문서와 메시지는 안쪽 키보드로 처리하는 선택은 기기를 크고 비싸게 만들었지만, 당시의 문자 입력과 웹 페이지에는 더 현실적인 해법이었습니다. 1,000개가 넘는 부품과 다수 공급업체를 조율해야 했다는 기록은 이 구조의 제조 난도도 보여줍니다.[004, 005]

9000은 주머니 속 소비자 오락기보다 이동하는 관리자와 전문직의 업무 도구로 자리 잡았고, 큰 크기에도 상업적으로 성과를 냈습니다. 이 제품이 만든 ‘전화 밖에 숨어 있는 사무실’이라는 형식은 후속 커뮤니케이터와 키보드형 스마트폰으로 이어졌지만, 모바일 인터넷의 다음 주도권은 단말기 제조사가 아니라 접속 메뉴와 과금을 통제하는 통신사로 이동했습니다.[004, 005]

1999 — NTT 도코모, 모바일 인터넷을 통신사의 메뉴로 만들다

단말기보다 포털·과금·콘텐츠 연결을 앞세운 i-mode는 통신사가 모바일 인터넷의 입구를 설계하는 모델을 확립했습니다.

NTT 도코모

1999년 2월, NTT 도코모는 일본에서 i-mode를 시작했습니다. 작은 화면과 숫자 키패드에 맞춘 간결한 페이지, 전자우편, 뉴스와 금융·오락 서비스를 하나의 메뉴에 묶고, 이용료와 유료 콘텐츠 대금을 이동전화 요금에 함께 청구했습니다. 별도 컴퓨터 없이 휴대전화만으로 접속하는 구조였습니다.[006, 007]

당시 휴대전화에서 인터넷을 쓰려면 복잡한 주소와 느린 회선, 불편한 입력을 견뎌야 했습니다. i-mode는 웹 기술을 단말기에 억지로 축소하는 대신 도코모가 공식 메뉴, 콘텐츠 사업자, 패킷 과금과 인증을 연결해 사용 절차를 줄였습니다. 2002년에는 이용자가 3,400만 명을 넘어서며 ‘모바일 인터넷’이 별도 취미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결제하는 일상 서비스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006, 007]

그 편리함의 대가는 통신사가 어떤 서비스가 잘 보이고 어떻게 돈을 받는지 결정하는 폐쇄적 관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단말기 판매 뒤에도 콘텐츠와 데이터에서 수익을 얻는 구조는 세계 통신사와 제조사에 강한 자극을 주었고, 이후 스마트폰 경쟁은 하드웨어 사양뿐 아니라 누가 서비스 목록과 결제 관계를 소유하는지를 둘러싸고 전개됐습니다.[007]

2000 — 샤프, 촬영과 전송을 한 기기 안에서 연결하다

카메라와 사진 전송 서비스를 함께 출시한 J-SH04는 촬영을 기록 기능에서 즉시 소통하는 기능으로 바꾸었습니다.

샤프J-PHONE

2000년 11월 1일, 샤프의 J-SH04가 J-PHONE 망을 통해 일본에서 출시됐습니다. 뒷면의 11만 화소 CMOS 카메라로 촬영하고, 화면에서 확인한 사진을 메시지에 붙여 곧바로 보낼 수 있었으며 이 사용법은 ‘샤메일’이라는 서비스명과 함께 보급됐습니다. 셀프 촬영용 작은 거울도 렌즈 옆에 달렸습니다.[008, 009]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를 케이블로 연결한 선행 실험은 이미 있었으므로 ‘최초 카메라폰’이라는 표현에는 정의가 필요합니다. 샤프와 소프트뱅크 계열 기록이 강조하는 결정적 차이는 카메라가 단말기 안에 완전히 통합되고 촬영·저장·전송이 하나의 상용 서비스로 묶였다는 점입니다. 낮은 해상도는 인쇄보다 작은 화면에서 서로의 순간을 주고받는 용도에 맞았습니다.[008, 009]

J-SH04의 성공 뒤 일본 경쟁사들은 카메라 탑재와 사진 전송을 빠르게 따라갔고, 렌즈는 곧 문자 키패드만큼 필수적인 입력 장치가 됐습니다. 제조사는 센서와 화면을, 통신사는 사진 데이터 요금과 서비스를 함께 팔 수 있게 되었으며, 이 결합은 훗날 스마트폰의 카메라 사양과 소셜 서비스가 서로를 끌어올리는 시장을 열었습니다.[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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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hone That Started It All | 25 Years of the Cameraphone The Flipside Story

실제 J-SH04의 외형, 회전식 렌즈와 촬영·전송 절차를 보여줍니다. 낮은 해상도의 카메라가 독립 카메라 대체품보다 메시지 도구로 설계됐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010]

2002 — 블랙베리, 회사 이메일을 항상 켜진 전화로 옮기다

보안 이메일과 음성통화를 결합한 5810은 직장인의 응답 시간을 회사 밖까지 연장하고 기업용 스마트폰의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블랙베리AT&T WirelessVoiceStream

2002년 3월, 리서치 인 모션은 미국 시장에 블랙베리 5810을 내놓았습니다. 기존 무선 전자우편 단말의 넓은 엄지 키보드와 메시지 표시등을 유지하면서 음성통화, SMS, 웹 브라우저와 일정 관리 기능을 더해 기업 서버의 메일을 한 기기에서 처리하게 했습니다. 미국 통신사 망을 통해 판매됐습니다.[011, 012]

5810의 통화 기능은 아직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기기 자체를 귀에 대기보다 헤드셋을 연결해야 했고, 외형도 전화라기보다 양방향 호출기에 가까웠습니다. 대신 RIM은 보안 전송과 푸시 방식, ‘항상 켜지고 항상 연결된’ 상태를 앞세워 통화 품질보다 즉시 도착하는 업무 메시지를 구매 이유로 만들었습니다.[011, 012]

자바 기반 개발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블랙베리는 단말, 기업 서버, 통신망과 응용프로그램을 묶은 업무 플랫폼이 됐습니다. 그 결과 경영진과 전문직의 응답 시간이 근무 장소 밖으로 확장됐고, 스마트폰은 소비자용 멀티미디어 기기가 되기 전에 먼저 회사가 관리하는 보안 단말로 표준화됐습니다. 다음 경쟁자는 이 키보드와 서버 중심 질서를 화면과 일반 개발자 생태계로 뒤집었습니다.[011, 012]

그때의 광고

당시 광고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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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BlackBerry 5810 Wireless Handheld BlackBerry

제품 안내는 보안 이메일, 전화, SMS와 브라우저가 끊김 없이 연결된다는 점을 전면에 놓았습니다. ‘항상 연결’이라는 약속은 편리함인 동시에 직장인의 응답 가능 시간을 늘리는 기업용 전략이었습니다.[011]

2007 — 애플, 물리 키보드를 멀티터치 화면으로 밀어내다

큰 멀티터치 화면과 데스크톱형 브라우저, 뒤이은 앱 장터는 스마트폰 경쟁을 키보드에서 소프트웨어 생태계로 옮겼습니다.

애플CingularGoogleBlackBerry

2007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맥월드 무대에서 애플은 아이폰을 전화, 와이드스크린 아이팟, 인터넷 통신기의 결합으로 발표했습니다. 전면의 대부분을 차지한 화면은 손가락 여러 개를 인식했고, 고정된 키 대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소프트웨어 키보드와 목록, 지도, 사진 조작을 보여줬습니다.[013]

블랙베리와 노키아가 물리 키를 업무 효율의 핵심으로 삼던 시기에 애플은 키보드를 없애 화면 면적과 인터페이스 변화를 얻었습니다. 대신 사용자는 촉각 피드백을 포기해야 했고, 미국에서는 싱귤러와의 독점 유통, 애플이 통제하는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안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데스크톱에 가까운 웹 브라우저와 시각적 조작은 그 통제를 감수할 만큼 다른 사용 경험을 만들었습니다.[013]

산업을 더 크게 바꾼 후속 조치는 2008년 7월 500개 앱으로 문을 연 앱 스토어였습니다. 애플은 개발, 심사, 배포, 결제를 하나의 상점에 묶어 작은 개발사가 전 세계 사용자에게 닿는 경로를 만들면서도 어떤 소프트웨어가 유통되는지 통제했습니다. 이후 스마트폰의 가치는 내장 기능 수보다 앱, 개발자와 결제 계정을 얼마나 끌어모으는지로 평가되기 시작했습니다.[014]

그때의 광고

당시 광고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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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Hello ad Apple

텔레비전 광고는 영화와 방송 속 인물들이 전화를 받으며 ‘Hello’라고 말하는 장면을 빠르게 이어 붙였습니다. 복잡한 기술 설명을 피하고 새 기기를 익숙한 전화 문화의 다음 장면으로 배치한 출시 전략이었습니다.[015]

2008 — 구글, 안드로이드를 여러 제조사가 쓰는 플랫폼으로 풀다

G1과 Android Market은 운영체제를 여러 제조사·통신사·개발자가 공유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확장했습니다.

구글HTCT-MobileApple

2008년 9월 23일, 구글·T-Mobile·HTC는 최초의 상용 안드로이드폰 T-Mobile G1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터치스크린 아래에서 쿼티 키보드가 미끄러져 나왔고, 지도·검색·Gmail 같은 구글 서비스와 함께 제3자 앱을 받는 Android Market 베타가 탑재됐습니다.[016, 017]

G1은 아이폰처럼 하나의 회사가 기기와 운영체제를 모두 만드는 방식과 달랐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소스 공개와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를 약속했고, 제조사는 하드웨어를, 통신사는 요금제와 유통을, 개발자는 앱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179달러의 약정 가격과 물리 키보드는 당시 사용자의 익숙함을 붙잡으면서 새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이동시키는 타협이었습니다.[016, 017]

공유 플랫폼은 구글이 직접 공장을 갖지 않고도 다양한 가격대와 지역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제조사별 화면, 통신사 수정과 업데이트 속도 차이는 안드로이드 경험을 하나로 통제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이 개방성과 변형 가능성 위에서 삼성전자는 부품 생산력과 세계 유통망을 결합한 대형 플래그십을 구축했습니다.[016, 017]

2010 — 삼성전자, 안드로이드 플래그십을 세계 규모로 키우다

자체 디스플레이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세계 유통망을 묶은 갤럭시 S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형 글로벌 플래그십을 만들었습니다.

삼성전자GoogleApple

2010년 6월 4일 출시된 갤럭시 S는 삼성전자의 Super AMOLED 화면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얇은 터치스크린 본체에 결합했습니다. 여러 통신사와 지역에 맞춘 변형 모델을 빠르게 공급하면서, 안드로이드폰도 아이폰과 같은 해마다의 대표 제품과 세계적 마케팅 규모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018]

삼성전자의 선택은 운영체제 자체를 소유하기보다 디스플레이·메모리·프로세서 같은 핵심 부품과 제조 속도에서 차이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기록에 따르면 갤럭시 S는 한국에서 70일 만에 100만 대가 팔렸고, 2013년까지 세계 판매가 2,500만 대를 넘었습니다. 이 규모는 구글에 강력한 하드웨어 파트너를 제공하는 동시에 안드로이드 브랜드보다 갤럭시라는 제조사 브랜드를 앞세웠습니다.[018]

2011년 시작된 ‘The Next Big Thing’ 캠페인은 신제품을 기다리는 아이폰 이용자를 풍자하며 삼성전자를 추격자가 아니라 선택 가능한 대항축으로 배치했습니다. 사양표만 비교하던 광고가 경쟁 사용자의 습관과 정체성을 직접 건드리면서, 스마트폰 출시는 기술 발표와 문화적 진영 대결이 결합된 연례 행사가 됐습니다.[018, 019]

그때의 광고

당시 광고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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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 Big Thing Samsung Electronics

캠페인 필름은 신제품을 기다리는 아이폰 이용자 앞에서 갤럭시 기능을 먼저 쓰는 사람들을 보여줬습니다. 경쟁사의 대기 행렬을 충성의 상징이 아니라 뒤처진 습관으로 뒤집어 갤럭시를 대항 문화처럼 포지셔닝했습니다.[019]

2011 — 샤오미, 스마트폰 유통을 온라인 팬 커뮤니티와 결합하다

온라인 소량 판매와 팬 피드백을 결합한 샤오미의 방식은 고사양 스마트폰의 가격과 마케팅 비용 구조를 동시에 압박했습니다.

샤오미

2011년 8월 발표된 샤오미의 첫 스마트폰 Mi 1은 높은 사양을 당시 플래그십보다 낮은 가격에 제시했고, 판매의 중심을 자체 온라인 채널에 두었습니다. 매장을 넓히고 대규모 재고를 쌓는 대신 MIUI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소프트웨어 피드백과 입소문을 모은 뒤 제한된 물량을 차례로 풀었습니다.[020, 021, 022]

이 방식은 광고비와 유통 마진, 재고 위험을 줄였지만 의도적 희소성과 실제 공급 부족의 경계를 흐렸습니다. 2012년에는 5만 대 물량이 2분도 안 돼 팔릴 만큼 관심을 모았으나, 구매 기회를 놓친 소비자와 늘어나는 서비스 수요를 감당할 오프라인 지원망은 약했습니다. 낮은 하드웨어 마진을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로 보완하려는 전략도 기기 판매만으로 수익을 내던 경쟁사와 달랐습니다.[021, 022]

샤오미는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권으로 올라섰고, ‘고사양·낮은 가격·온라인 한정 판매’ 조합은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후발 브랜드들이 반복하는 공식이 됐습니다. 그 결과 플래그십과 보급형 사이의 가격 간격이 좁아졌고, 기존 제조사는 유통망의 규모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업데이트 속도와 가격 대비 사양을 설명하는 방식까지 경쟁해야 했습니다.[020, 021]

2013 — 모토로라, 보급형 스마트폰의 성능 기준을 끌어올리다

179달러 언락 가격에 720p 화면과 쿼드코어를 넣은 Moto G는 저가형에서도 느린 성능을 당연시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모토로라Google

당시 구글 산하였던 모토로라가 2013년 11월 13일 공개한 Moto G는 미국에서 약정 없는 8GB 모델이 179달러, 영국에서 135파운드부터 시작했습니다. 4.5인치 720p 화면과 쿼드코어 프로세서, 비교적 순정에 가까운 안드로이드를 넣어 당시 저가폰에서 흔했던 낮은 해상도와 느린 반응을 직접 겨냥했습니다.[023, 024]

가격을 낮추기 위해 모토로라는 LTE, microSD 슬롯과 고급 카메라를 제외했고 저장공간도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화면, 기본 속도와 조립 품질처럼 매일 체감하는 요소는 남겼습니다. 모든 사양을 낮추는 대신 사용 경험의 우선순위를 정한 선택은 보급형 제품이 ‘싼 대가로 불편한 기기’여야 한다는 업계 관행을 흔들었습니다.[023, 024]

Moto G는 통신사 보조금이 약하거나 선불 시장이 큰 지역에서 특히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중국 제조사의 온라인 저가 공세와 맞물려 200달러 안팎에서도 쓸 만한 화면과 최신 운영체제를 기대하게 했고, 이후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은 보급형 모델에도 정기 업데이트와 균형 잡힌 성능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가격 경쟁이 거세질수록 다음 문제는 기기를 얼마나 오래 쓰고 고칠 수 있는지로 이동했습니다.[023, 024]

2015 — 페어폰, 스마트폰을 모듈 단위로 수리하게 만들다

도구 없이 교체하는 배터리와 화면, 나사로 고정한 모듈은 수리 가능성을 스마트폰 설계의 전면 목표로 올렸습니다.

페어폰iFixitQualcomm

2015년 말 출하된 Fairphone 2는 완성된 기기를 접착제로 봉인하는 대신 사용자가 뒷면을 열고 배터리와 화면을 분리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카메라·스피커·수신부 같은 모듈은 표준 십자나사와 스프링 접점으로 연결돼 고장 난 부분만 교체할 수 있었고, iFixit은 수리 용이성 점수 10점 만점을 부여했습니다.[025, 026]

모듈화가 모든 비용을 없앤 것은 아닙니다. LCD와 전면 유리가 결합돼 유리만 깨져도 화면 전체를 바꿔야 했고, 작은 생산 규모와 두꺼운 구조는 대형 제조사의 얇은 플래그십보다 불리했습니다. 또한 부품을 물리적으로 갈아 끼울 수 있어도 Qualcomm 칩의 드라이버와 운영체제 지원이 끝나면 보안 업데이트를 계속하기 어려웠습니다.[026, 028]

페어폰은 Fairphone 2를 안드로이드 5에서 10까지 올리고 약 7년 동안 소프트웨어를 지원한 뒤 2023년에 공식 지원을 종료했습니다. 이 긴 수명은 수리 가능한 하드웨어와 장기 소프트웨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드러냈고, 수리권 단체와 유럽 규제기관이 배터리 내구성·부품 공급·업데이트 기간을 제품 사양으로 다루는 흐름과 맞닿았습니다.[027, 028, 046]

2016 — 화웨이, 라이카와 스마트폰 카메라의 브랜드 경쟁을 열다

RGB·흑백 센서와 라이카 공동 브랜드는 카메라 하드웨어, 계산 사진, 광학 명성이 한 제품에서 경쟁하는 방식을 확산시켰습니다.

화웨이Leica Camera

2016년 4월 6일 런던에서 공개된 Huawei P9은 컬러 정보를 받는 RGB 센서와 밝기·세부 정보를 받는 흑백 센서를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화웨이는 라이카와 렌즈 특성, 화질 조정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공동 설계했다고 발표하며 후면 카메라 옆에 전통 카메라 브랜드의 이름을 새겼습니다.[029, 031]

두 센서를 결합하면 저조도 정보와 심도 효과를 개선할 여지가 있었지만, 결과는 광학 장치만이 아니라 화웨이의 영상 처리와 소프트웨어에 좌우됐습니다. 따라서 협업은 라이카 렌즈를 그대로 축소한 것이라기보다 광학 명성과 계산 사진을 하나의 소비자 약속으로 묶은 일이었습니다. 같은 해 두 회사는 광학 시스템과 계산 이미징을 연구하는 막스 베렉 혁신 연구소를 세워 협업을 제품 로고 밖으로 확장했습니다.[029, 030, 031]

스칼릿 조핸슨과 헨리 카빌이 등장한 ‘OO’ 광고는 컬러와 흑백으로 서로를 촬영하는 장면을 통해 두 센서의 역할을 인물 관계로 번역했습니다.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센서 수, 야간 촬영과 줌뿐 아니라 유명 카메라 회사와의 공동 브랜드를 플래그십의 신뢰 장치로 사용했습니다. 카메라 돌출부는 전화기 뒷면의 부품이 아니라 브랜드 경쟁의 중심 표면이 됐습니다.[032, 029]

그때의 광고

당시 광고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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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lett Johansson and Henry Cavill star in new HUAWEI P9 commercial Huawei

광고는 두 배우가 P9으로 서로를 컬러와 흑백으로 촬영하며 RGB·모노크롬 듀얼 카메라를 시각화했습니다. 화웨이는 복잡한 센서 결합을 라이카의 사진 문화와 유명인의 창작 행위로 번역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습니다.[032]

2019 —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의 실패를 공개 지연과 재설계로 수습하다

리뷰 기기의 화면 파손은 폴더블의 취약점을 드러냈고, 출시 연기와 힌지·보호층 수정은 새 폼팩터의 검증 기준을 높였습니다.

삼성전자iFixit

2019년 4월, 출시 전 리뷰용 갤럭시 폴드 여러 대에서 내부 화면이 깜빡이거나 작동을 멈췄습니다. 일부 사용자는 포장 필름처럼 보이는 최상단 보호층을 떼어냈고, 다른 기기에서는 힌지 주변 틈으로 들어간 이물질이나 충격이 유연한 OLED 아래에 압력을 가한 정황이 나타났습니다.[033, 035]

삼성전자는 예정된 4월 출시를 연기하고 회수한 기기를 조사했습니다. 재설계판에서는 보호층을 베젤 아래까지 연장해 떼기 어렵게 만들고, 힌지 위아래에 보호 캡을 추가했으며, 화면 아래 금속층과 본체·힌지 사이 틈을 보강했습니다. 9월 재출시는 기능을 새로 더한 행사가 아니라 첫 설계가 실제 손과 먼지, 오해를 견디지 못했다는 사실을 수정하는 과정이었습니다.[033, 034, 036]

갤럭시 폴드는 접히는 화면이 시제품 무대에서 소비자 제품으로 넘어갈 때 필요한 검증 항목을 선명하게 남겼습니다. 화면 표면을 사용자가 필름으로 오인하지 않게 설명하는 일, 힌지의 미세한 틈을 막는 일과 반복 굽힘 뒤 수리 경로가 모두 폼팩터의 일부가 됐습니다. 이후 폴더블 경쟁은 펼친 크기만이 아니라 주름, 방진, 힌지 두께와 보증 비용을 함께 다루게 됐습니다.[034, 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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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Galaxy Fold Teardown - Did They Fix it? iFixit

재출시된 갤럭시 폴드를 분해해 연장된 보호층, 힌지 덮개와 내부 보강을 보여줍니다. 삼성전자가 초기 고장의 경로를 어떤 구조 변경으로 줄였는지 본문과 직접 비교할 수 있습니다.[037]

2021 — 구글, 텐서 칩으로 스마트폰 계산을 기기 안으로 끌어오다

구글이 직접 설계한 SoC는 음성·번역·영상·보안을 클라우드가 아니라 단말기 안에서 처리하는 능력을 제품 차별점으로 만들었습니다.

구글AppleQualcomm

2021년 10월 Pixel 6와 Pixel 6 Pro에 들어간 Google Tensor는 구글이 픽셀을 위해 설계한 첫 시스템온칩이었습니다. 구글은 범용 처리 성능의 순위보다 음성 인식, 실시간 번역, 사진의 흔들림 보정과 HDR 영상처럼 자사 기계학습 모델을 단말기 안에서 실행하는 능력을 전면에 놓았습니다.[038, 039]

기성 칩을 사서 운영체제를 얹는 방식에서는 새 모델의 연산 구조와 전력 배분을 칩 공급사의 일정에 맞춰야 했습니다. 구글은 CPU·GPU·이미지 처리·텐서 처리 장치와 Titan M2 보안을 한 제품 목표에 맞춰 조정해, 클라우드 연결이 약한 상황에서도 음성과 영상 기능을 처리하려 했습니다. 반면 독자 설계가 곧 모든 벤치마크에서 우위라는 뜻은 아니었고, 발열과 효율·모뎀 성능도 함께 검증받아야 했습니다.[038, 039]

텐서는 애플이 칩과 운영체제를 함께 설계해 온 수직 통합 방식에 대한 구글의 대응이면서, 안드로이드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하드웨어 기준을 제시한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스마트폰 발표에서 카메라 센서 크기만큼 어떤 AI 모델을 기기 안에서 실행하는지가 중요해졌고, 칩 설계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간은 같은 제품 전략으로 묶이기 시작했습니다.[038, 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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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el 6's Tensor Chip: Let's Talk! Marques Brownlee

Pixel 6 공개 직후 텐서가 일반적인 속도 경쟁보다 카메라와 음성 처리에 맞춰졌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독자 칩의 장점과 아직 확인되지 않았던 성능·효율의 쟁점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040]

2023 — 애플, 아이폰의 독자 단자를 USB-C로 바꾸다

유럽연합의 공통 충전 규칙과 맞물린 USB-C 전환은 독자 액세서리 생태계보다 상호운용성을 앞세우도록 아이폰 설계를 바꾸었습니다.

애플

2023년 9월 12일 발표된 iPhone 15와 15 Plus는 2012년부터 사용한 Lightning 대신 USB-C 단자를 채택했습니다. 애플은 같은 케이블로 아이폰, 맥, 아이패드와 새 AirPods Pro를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Pro 모델에는 더 빠른 USB 3 전송을 제공했습니다.[041]

전환 시점은 유럽연합이 2022년 채택한 공통 충전기 지침과 맞물렸습니다. 이 규칙은 2024년 12월 28일부터 유럽연합에서 판매되는 휴대전화 등 지정 기기에 USB-C를 요구하고, 호환 충전기의 속도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며 충전기 없이 기기를 살 선택도 마련했습니다. 아이폰의 독자 단자 체계가 규제의 상호운용성 요구와 충돌한 결과였습니다.[042, 043]

USB-C라는 모양이 같아져도 데이터 속도, 충전 전력과 부가 기능까지 모두 같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경쟁은 단자 독점에서 케이블 규격 표시, 전력 협상과 무선 액세서리 생태계로 이동했습니다. 아이폰의 전환은 스마트폰의 작은 구멍 하나도 폐기물, 소비자 비용과 시장 지배력을 다루는 산업 규칙의 대상이 됐음을 보여줬습니다.[041, 043]

2024 — 화웨이, 두 개의 힌지로 스마트폰을 세 겹으로 접다

두 번 접는 10.2인치 화면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넓혔지만 가격·수율·수리비라는 비용도 함께 확대했습니다.

화웨이AppleSamsung Electronics

애플이 iPhone 16을 발표한 지 몇 시간 뒤인 2024년 9월 10일, 선전에서 공개된 Huawei Mate XT Ultimate Design은 두 개의 힌지를 Z자 형태로 접어 막대형 전화, 중간 크기 화면과 10.2인치 태블릿 형태를 한 기기에서 만들었습니다. 시작 가격은 19,999위안, 당시 환산 약 2,800달러였으며 9월 20일 중국 판매를 시작했습니다.[044]

예약 수치는 400만 건을 넘었지만 보증금이 필요하지 않아 실제 수요와 같지는 않았고, 판매일에는 사전 구매가 확정된 고객만 기기를 받으면서 매장 대기자들이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보도에서는 유연 패널과 복잡한 힌지의 낮은 생산 수율, 제한된 공급과 높은 부품 비용이 대중화를 막는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044, 045]

Mate XT는 한 번 접는 폴더블이 익숙해진 뒤에도 화면 면적을 늘리는 방식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습니다. 2025년 12월 삼성전자가 Galaxy Z TriFold를 한국에서 판매하고 여러 시장으로 확대하면서 두 개 힌지의 형태는 단일 브랜드의 과시에서 직접 경쟁하는 초고가 범주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힌지가 하나 늘 때마다 접힘 반경, 패널 보호, 방진과 수리 지점도 늘어나며, 큰 화면의 편익은 무게와 가격·내구성의 부담과 직접 맞바뀝니다.[044, 045, 047, 048]

접히는 화면 이후, 스마트폰이 다시 경쟁하는 것은 수명과 계산 위치입니다

초기의 스마트폰 경쟁은 전화, 일정표, 전자우편과 카메라를 한 기기에 넣는 조합의 문제였습니다. 앱 스토어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한 뒤에는 누가 개발자·결제·업데이트의 입구를 통제하는지가 더 큰 차이를 만들었고, 제조사는 디스플레이·반도체·카메라와 세계 유통망을 이용해 그 플랫폼 안에서도 독자적인 브랜드를 세웠습니다.[013, 014, 016, 018]

지금의 변화는 화면을 접고 AI 모델을 단말기 안에서 실행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기술 모두 눈에 띄는 새 기능을 제공하지만, 유연 패널의 수리비와 힌지 수명, 독자 칩의 전력 효율과 장기 업데이트처럼 출시 행사에서 덜 보이는 비용을 동반합니다. 2026년 7월 삼성전자가 더 넓은 Galaxy Z Fold8 계열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올린 일은 폴더블이 반복 가능한 제품군이 되었어도 부품 원가와 프리미엄 가격의 압박이 남아 있음을 보여줬습니다.[034, 038, 044, 045, 049]

유럽연합에서는 2025년 6월부터 배터리가 800회 충·방전 뒤 초기 용량의 80퍼센트를 유지하도록 하고, 핵심 부품을 판매 종료 뒤 7년 동안 공급하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와 수리 가능성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규칙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롤러블처럼 일부 유연 화면 제품은 적용 범위에서 빠지고, 실제 부품 가격과 제조사의 업데이트 품질까지 규정이 동일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규제와 모듈 설계, 칩의 수직 통합이 같은 제품 안에서 충돌하는 지점이 다음 산업 경쟁의 중심입니다.[046]

다음 스마트폰 경쟁은 더 큰 화면 자체보다, 접히는 패널과 배터리·카메라 모듈을 얼마나 오래 수리하며 온디바이스 모델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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